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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주권과 인공지능(AI) 전환이 핵심 이슈로 부상한 중동에서 한국 사이버보안 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다. 정치적 중립성과 온프레미스 솔루션 강점을 내세운 전략이 주효했다. 슈프리마, 지니언스, AI스페라 등이 잇따라 실적을 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데이터 주권·정치적 중립성이 핵심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보안 기업들이 장기간에 걸친 체계적 접근을 통해 중동 지역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2017년 두바이에 지사를 설립하며 현지 기반을 다진 통합 보안 솔루션 기업 슈프리마는 현재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UAE 국영 석유회사 에드녹(ADNOC), 아랍 국민은행, 쿠웨이트 국영정유공사(KNPC) 등 중동의 주요 기관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2024년 기준 중동/아프리카 지역 매출은 약 16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 기업 지니언스는 150여개의 글로벌 고객사 중 약 40%가 중동 지역에 집중돼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중동에서 7개 신규 고객사를 확보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공공기관 2곳에 '지니안EDR' 솔루션을 공급하고, 사우디 내 주요 ISP 기업을 통해 '지니안 ZTNA' 수주에도 성공했다.
사이버 보안 기업 AI스페라는 UAE, 사우디, 이집트, 카타르, 바레인 등 중동 5개국에 진출해 있다. 향후에는 현지 파트너십 확대를 통한 시장 확장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또 바레인 보안 기업 체크섬과 파트너십 체결하고 보안 솔루션 '크리미널 IP'를 현지 통신사와 핀테크 기업, 정부기관 등에 공급한다.
한국 보안기업들이 주목받는 첫 번째 이유는 ‘정치적 중립성’이다. 미국·유럽 제품에 거부감이 있는 중동 국가들은 한국을 ‘중립적 기술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강병탁 AI스페라 대표는 “중동 고객은 데이터 주권을 중시해 기술적 중립성을 갖춘 한국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온프레미스 기반 솔루션이다. 지니언스의 ‘지니안EDR’은 외부 전송 없이 내부에서만 운영 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 AI스페라의 ‘크리미널 IP’도 국가 경계 내 작동을 기본 전제로 한다. 중동 특유의 보안 규제에 맞춘 설계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세 번째는 문화 맞춤형 기술 적용이다. 슈프리마는 얼굴과 지문을 동시에 인식하는 ‘페이스스테이션 F2’를 앞세웠다. 전통 복장을 착용한 여성 사용자는 지문인식을, 일반 사용자는 얼굴인증을 선택할 수 있다. 통합 플랫폼 ‘바이오스타2’는 얼굴·지문 인증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호응이 높다.
글로벌 파트너십·국책 지원으로 시너지 극대화
한국 기업들은 정부 과제와 글로벌 보안업체와 협력으로 시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지니언스는 과기정통부의 ‘중동 맞춤형 관리형 사이버보안 시스템’ 국책 과제에 참여 중이다. AI스페라는 시스코, 팔로알토, 포티넷 등 글로벌 보안기업 45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 신뢰도를 높였다.
현지화 노력도 병행한다. 슈프리마는 두바이 지사를 통해 유통·지원 체계를 운영 중이다. 지니언스도 두바이에 사무소를 세우고, 사우디 ‘LEAP’, 두바이 ‘GISEC’ 전시회에 참가하며 시장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중동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동남아 등 다른 신흥 시장으로도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강병탁 대표는 “중동은 AI 전환과 함께 군사·사이버 위협이 상존하는 지역이다”라며 “해킹과 테러 조직의 공격 징후를 추적하는 위협 인텔리전스(TI), 공격 사각지대를 관리하는 ASM(공격표면관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전문성이 주목받는 배경이다”라고 말했다.
출처 : IT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