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보안 기업 슈프리마가 스마트 팩토리로의 전환을 통해 '제로 디펙트'(결함 제로) 생산 체제 강화에 나선다. 슈프리마는 이와 함께 유해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생산 체제를 강화하고, 모바일·생체인식 등을 활용한 바이오메트릭(생체 인증) 보안 솔루션을 강화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에 맞춘 기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스마트 팩토리·극한 테스트로 '결함 제로=김대원 슈프리마 ODM사업 총괄 전무는 지난 7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엔트리 제품군에 대해서는 올 상반기 자동화 체제를 구축했고, 하반기 중에는 제품 이동에도 자동화 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엔트리 제품군에 대한 효율성이 확보되면, 고부가 제품군인 스테이션 품목에 대해서도 이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슈프리마의 제품군은 크게 지문 인식·카드 리더기 등의 엔트리 라인과 안면인식 단말기의 등의 스테이션 라인으로 구분된다. 스마트폰으로 입출입이 가능한 모바일 카드는 엔트리와 스테이션 제품군에 모두 적용된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언더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솔루션은 삼성전자·미 퀄컴과 함께 슈프리마의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인 예다.
슈프리마는 경기 성남에만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명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중국이나 동남아 등에는 생산 거점을 두지 않고 있다. 성남공장 생산 라인은 크게 원자재 입고-원자재 수입검사-반제품 생산-반제품 검사(BLT)-조립(제품 생산)-제품 검사(SLT)-출하 검사(OQC)-제품 창고 등으로 이뤄진다.
이 중 자동화 체제가 도입된 부분은 조립·검사 부문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제품 결함을 막는 것은 물론, 생산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날 공장 방문에서는 작업자가 제품을 해당 검사 장치에 직접 넣었지만, 앞으로는 자동화 설비 도입을 통해 해당 작업이 자동으로 이뤄지고 검사가 끝나면 포장실로 자동 이송된다.
김 전무는 "제품 스피커 소리(사운드), LED밝기 및 색상(컬러) 검사에 대해서는 과거 작업자가 직접 검사를 진행했는데 이 경우 작업자의 컨디션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는 완전 검사 자동화를 구축해 명확한 기준에 맞춰 선별이 가능하고, 생산성 향상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완성된 제품에 대한 신뢰성 검증은 말 그대로 극한 테스트로 이뤄진다. 대표적으로 24시간·6개월 동안 제품을 계속 켜놓는가 하면, 영하 40도에서 영상 85도 간의 온도를 극한으로 오가는 열충격 시험도 이뤄진다. 또 실생활의 성능 테스트를 위해 영하 20도에서 영상 60도까지 서서히 온도 변화를 줘 마치 안경에 성에가 끼는 현상 등을 테스트하기도 하며, 이 밖에 방수·낙하·진동·정전기 등에 대한 내구성 테스트도 진행된다.
◇모바일·생체인증 솔루션으로 ESG 대응=슈프리마는 제품 포장에서도 PVC(폴리염화비닐) 대신 종이 박스로 교체하는 등 친환경 사업장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품 측면에서는 모바일 출입카드나 생체인식 솔루션의 경우 기존 플라스틱 카드 없이 입출입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업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다.
김 전무는 "올해 ESG 관련 조직을 발족하고 제조 과정에서 유해 물질을 줄여가는 방안으로 탄소절감에 나서고 있다"며 "기업체에서도 플라스틱 출입 카드 사용을 줄여가고 있어, 스마트폰이나 생체인식을 통한 바이오메트릭이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보안 단말기에는 여러 반도체 칩이 들어간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공급 부족 현상이 일고 있지만 슈프리마는 지속적인 공급망 관리(SCM)를 통해 생산차질 없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김 전무는 "과거 중국에서 시모스(CMOS)가 들어오지 못해 생산 차질을 겪은 경험이 있다"며 "당시 국내 시장에서 새로 공급망을 확보하다보니 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해당 기간 동안의 재고를 확보해 놓는 등 공급망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슈프리마는 조만간 인공지능(AI) 기반의 얼굴인식 단말기인 바이오스테이션3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방문한 슈프리마 분당 본사에서는 해당 제품을 베타 테스트 진행 중으로 실제를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 크기가 스마트폰 정도에 불과해 얼핏 보면 안면인식 단말기인지 모를 정도였다. 이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얇아지는 등 크기가 절반가량으로 축소돼 장소에 제한없이 어떤 출입문이든 편리한 설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작은 크기에도 AI 프로세서인 NPU를 탑재해 발열을 줄이고 성능을 높였으며, 고객들은 부대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최성빈 슈프리마 기술연구소장(전무)은 "회사는 하드웨어 디자인부터 펌웨어,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등의 전 과정을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이라며 "스마트폰의 애플을 생각해도 된다. 고객 가치에 더 빠르게 대응해 나가기 위한 최적화된 조직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최성빈(왼쪽) 슈프리마 전무·기술연구소 소장과 김대원 슈프리마 전무·ODM사업 총괄. 장우진 기자/슈프리마 제공
슈프리마가 출시할 예정인 바이오스테이션3의 베타 테스트 모습. 장우진 기자
제품의 사운드·색상을 자동화 설비를 통해 검사가 진행되는 모습. 현재는 사람이 제품을 장비에 투입하고 있지만, 연내에는 이 작업도 자동화로 전환될 예정이다. 장우진 기자
제품의 마지막 검사 단계인 신뢰성 검증 단계. 장우진 기자
신뢰성 검증 단계 중 방수 테스트. 장우진 기자
영하 20도에서 영상 60도까지 자연스런 온도 변화를 테스트하는 룸 챔버실. 장우진 기자
슈프리마 제품의 포장 박스. 슈프리마는 유해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PVC(폴리염화비닐) 대신 종이박스로 대체해나가고 있다. 장우진 기자.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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